이런 현상은 세가지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데, 첫째, 물을 첨가하면, 물이 확산되는 잔의 윗부분의 알코올 도수가 일시적으로 낮아진다. 둘째, 에탄올 분자는 물 분자로부터 멀어지려 한다. 따라서 잔의 윗부분의 에탄올 분자는 물 분자가 없는, 공기와 술의 접촉면으로 모여든다. 셋째, 대부분의 향기 성분은 물 분자 보다 알코올 분자와 강하게 결합한다.
결과적으로 향기 성분은 알코올 분자와 함께 술의 최상단으로 모여들게 되고, 공기 중으로 발산되는 양이 늘어 술의 향이 짙어진다.
스페인에서 이루어진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술의 알코올 도수가 낮아질수록 에탄올 분자는 공기와의 접촉면 쪽으로 이동한다.
에탈올과 물이 섞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양(+)의 극성을 갖는 에탄올(C2H5OH)과 물(H2O)에 있는 음(-)의 극성의 수소 분자를 공유하면서 결합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극성을 갖는 경향을 갖는 에탄올 분자와 물 분자는 서로를 밀어낸다.
따라서 도수가 높아 물 분자 수가 적은 경우에는 에탄올 분자들은 서로 뭉쳐져(Clustering) 물 분자와의 접촉을 줄이고, 술 전체에 비교적 균일하게 분포한다.
하지만, 도수가 낮아져 물 분자의 수가 늘어나면, 서로 뭉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고, 대신 물 분자 수가 적은 공기와의 접면으로 모여든다.
소주 병목을 손칼이나 손 가위로 치거나, 병을 뒤집어 팔꿈치로 병에 충격을 가하는 것도, 알코올이 농축된 부분을 제거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많은 향기 성분은 벤젠(C6H8) 링을 갖는다. 벤젠 링을 갖는 물질으을 방향족이라 부르는데, 향기를 내는 물질이라는 뜻이다. 벤젠 링은 에탄올이나 물과 수소 결합도 하지만, 동시에 에탄올의 알킬기(CH3)와도 결합한다. 따라서 물 분자 보다는 에탄올 분자 주변에 모여드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향수를 만들 때 우려낸 향기 성분을 알코올 용액에 보존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결과적으로 향기 성분은 에탄올 분자와 결합되고, 에탄올은 도수가 낮아지면 공기와의 접촉면으로 모여들기 때문에, 술에 물을 더하면 향이 짙어진다.
하지만 도수가 낮아지면 술의 질감이 떨어진다. 따라서 스포이드 등으로 한두 방울 더한 후 바로 마시는 것이 좋다. 첫 모금에 향을 느끼고, 다음엔 질감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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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Dilution of whisky – the molecular perspective, Björn C. G. Karlsson, Ran Friedma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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