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2일 금요일

맛은 진화한다 | 안주 페엣

음식 맛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짠맛,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 떫은맛, 감칠맛의 7가지이다.

새로운 음식을 먹을 때, 맛이 있는지 아닌지는, '영양분'이 풍부한 지와, '독성'이 없는 지에 의해 결정된다.

이 결정을 위해, 입의 미각, 코의 후각, 씹는 촉감, 귀의 청각, 눈의 시각 등 여러 가지 감각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하지만, 이런 감각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신체 내부로 들여놓기 직전에 접촉에 의해 정밀 조사할 수 있는, 입에서 느껴지는 감각이다.

미각은 인간에게 너무도 중요해서, 보름 이내에 완전히 새로 만들어지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모든 감각 기관 중에 가장 건강하며, 시각, 청각 등과 달리, 맛을 못 느끼게 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짠맛은 바다에서 탄생한 생명체에게 필수적인 성분이다. 생명체는 전기 제품이라 할 수 있는데, 양과 음의 극성을 갖는 물질이 서로 밀어내고 당기면서, 물질의 이동과 신호 전달이 이루어진다. 바다의 염분은 이온화될 때 양의 극성을 갖는 금속과, 음의 극성 물질로 이루어져, 모든 생명체의 기초 구성 물질이 되었다.


Animation showing sodium and chlorine bonding ionically, with transfer of energy indicated. By Tra, 2007.


매일 소량의 소금이면 충분하지만, 육지는 바다와 달리 소금이 귀해, 소금에 대해 필요보다 강한 욕구가 생겼다. 거친 운동 등에 의해 땀으로 염분이 배출되면, 소금 맛이 짠맛이 아닌 단맛처럼 느껴지는 이유이다.

이에 더해, 나무 위에서 과일과 어린 나뭇잎을 주식으로 하던 조상으로부터 진화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미각은 단맛, 쓴맛이다.


The evolution of man. By Ernst Haeckel, 1897.


단맛은 영양이 풍부한 잘 익은 과일을 가려낼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느낌이 되었다. 고양이는 단맛을 느끼지 못하는데, 인간이 단맛을 느끼게 된 것은 과일이 주식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과의 경쟁 등으로 영양이 부족하기 쉽던 인류는, 단맛에 대해서도 강한 욕구를 가지게 되었다.

쓴맛은 식물의 독성 성분을 알아내는 기능으로, 인간은 쓴맛을 가려내는 감각 수용체(T2R)가 어떤 다른 맛보다 다양(25 개)하다.


신맛도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독성 물질이지만, 쓴맛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주식인 과일에는 대부분 신맛이 있기 때문에, 당분을 위해서는 참아야 하는 성분이기 때문이다. 또, 동물이 스스로 만들지 못하지만 꼭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인 비타민 C가 신맛 과일에 있기 때문에, 독성처럼 불필요하지만은 않다.


떫은맛은 주로 입에서만 느껴지지는 하지만, 덜 익은 과일과 나뭇잎에 항상 존재하는 피할 수 없는 성분이다. 따라서, 쓴맛을 느껴 섭취를 피하는 대신, 인간의 침 안의 단백질로 독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적응했다.


Kaki fruit. By Angelo DeSantis, 2007.


매운맛도 독성 성분이긴 하지만, 입뿐 아니라 다른 피부에도 영향을 미치는 색다른 성분이다. 맨손으로 김치를 담글 때, 손이 화끈거리는 이유이다. 다른 대부분의 쓴맛 성분은 피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매운맛도 쓴맛이 아닌 촉감의 하나로 발달했다.


A display of hot peppers and a board explaining the Scoville scale. By WhisperToMe.


감칠맛은 익힌 고기에서 느껴지는 맛이다. 생고기는 영양분이 풍부한데도 불구하고, 맛있게 느끼는 것은 물론, 맛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감칠맛을 느끼는 미각은 사람이 불을 사용한 이후에 발달한 듯하다. 인간의 조상은 약 150년 전부터 불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35만년 전에 출현한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현재의 두뇌 크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불을 사용해 고 에너지의 단백질을 소화하기 쉽도록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Coto and meat. By Tambako The Jaguar, 2014.


사람은 익히지 않은 곡물의 맛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생쥐와 같은 동물은 타액 속에 녹말의 소화 효소가 있지만, 사람은 췌장에서 분비한다.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것은 약 1만년 전으로, 곡물은 사람의 주된 음식 중 가장 역사가 짧다.


Hiir. By Taawet, 2011.


곡물의 주성분인 녹말은 당분이 서로 결합하여 커다란 구조가 된 것이다. 바나나 같은 과일에도 녹말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 크기는 비교적 적다. 따라서, 사람의 타액은 작은 크기의 녹말 만을 당분으로 바꿀 수 있다.

결국, 사람은 익히지 않은 곡물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진화할 시간도 없었고, 불을 사용하여 녹말을 작은 크기로 분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큰 크기의 분자를 갖는 생 곡물의 맛은 거의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사람은, 이런 맛들 중, 단맛과 짠맛, 감칠맛은 어느 정도 까지는 농도가 올라갈수록 좋아하지만, 쓴맛, 매운맛, 떫은맛은 농도가 높을수록 싫어한다.


New insights into the relationship between taste perception and oral microbiota composition. By Camilla Cattaneo, Giorgio Gargari, Ranjan Koirala, Monica Laureati, Patrizia Riso, Simone Guglielmetti & Ella Pagliarini, 2019.


단맛과 짠맛도 너무 강하면 싫게 되는데, 몸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항상성을 깨기 때문이다. 즉, 단맛과 짠맛은 농도 15 % g/ml를 가장 좋아하는데, 식사 직후의 혈당 농도와 혈중 염분 농도에 가깝다.


By Julie A. Mennella, Susana Finkbeiner, Sarah V. Lipchock, Liang-Dar Hwang, Danielle R. Reed, 2014.


신맛은 아주 작은 농도에만 좋은 느낌을 주는데, 신체에 필요한 비타민-C 때문이다.

물론 김치처럼, 매운맛 등을 좋아하게 되기도 하지만, 이것은 본능이 아니라 자라면서 학습하는 것이다. 캡사이신 등의 성분은 살균작용을 하기 때문에, 음식과 같이 먹으면 몸에 이롭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이런 경험이 없는 어린아이는 쓴맛, 매운맛, 떫은맛은 양이 적더라도 싫어한다. 즉, 대부분 채소를 싫어하는데, 약간의 쓴맛 때문이다.

정리하면, 음식의 맛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은 입에서 느껴지는, 짠맛, 단맛, 쓴맛, 신맛, 떫은맛, 매운맛, 감칠맛인데, 인간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감각이었기 때문에, 미각으로 발전했다.

따라서, 여러 재료로 음식을 만들거나, 술에 맞는 안주를 고를 때는 이 7가지 맛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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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1. An Evolutionary Perspective on Food and Human Taste, Paul A.S. Breslin, 2013.
2. Why do we need sa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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